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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주 맛집보고

[서울 약수/금돼지식당] BTS가 반할만큼 고기는 정말 맛있다

by Rossie 2020. 5. 26.

 

슬슬 날씨가 따뜻해지고, 저녁에도 왠만한 왜이팅은 견딜수 있는 계절이네요.

제가 사는 서울집 근처에는 아주 유명한 슈퍼 맛집(?)이 있습니다.

바로 "금돼지 식당"인데요.

 

저의 산책코스에 생긴 만큼 금돼지 식당이 들어왔을 때부터 눈여겨 보던 곳인데, 항상 웨이팅이 가득가득해서 엄두를 못냈던 곳이거든요. 더군다나 집근처에서 몇시간씩 웨이팅 한다는게.. 솔직히 조금 억울한 느낌이 있어서 항상 스킵하던 곳이었습니다.

 

이번에 다녀왔다고 말씀드리니, 저희 부모님께서는 초반에 인기를 끌기전 이집이 생기자마다 세번 정도 들렸던 곳이래요. 건물한채를 통째로 쓰는 규모 때문에 눈에 띄에 처음 방문하셨다가, 직접 친절히 구워주는 직원들과 고기의 뛰어난 질 덕분에 세번이나 연이어 방문을 하셨었대요. 그때는 웨이팅이 없었는데.. 아쉬워하시더라구요. 저는 지난 주말 신랑과 함께 드디어 눈여겨보던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이집은 각종 연예인들에게 사랑받고 수요미식회 등 메스컴에 소개된 인증된 맛집입니다.

BTS 정국, 지민님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등 엄청난 단골을 자랑하는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요. 웨이팅은 각오를 해야합니다.

 

 

 

 

금돼지식당
서울 중구 다산로 149 (신당동)
월~금 12:00~01:00
토~일 12:00~24:00
0507-1307-8750
주차불가 (근처 공영주차장 있음)
약수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내

 

 

화려한 웨이팅, 눈치작전 필요

금돼지 식당은 기본 1시간~2시간 정도는 웨이팅이 필요합니다. 요새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들이 많이 빠져서 웨이팅이 좀 줄어든 면이 있습니다. 저는 일부러 금요일 저녁 8:30정도에 방문하였고, 30분 웨이팅 후 9시 정도에 입장했습니다. 저희가 식사하고 10시에 나올쯤에는 테이블이 군데군데 비어있었어요. 좀 더 늦게 가면 웨이팅이 없다니 식사시간 관계 없으신분들은 아예 늦게 가시는 걸 추천해요. (대신 품절 메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외관이 밤이 되니 더 반짝이네요.

 

 

입구왼쪽에 웨이팅 보드가 있습니다. 리스트에 이름과 선호하는 층(1층은 일반, 2층은 바형태(애견동반 가능), 3층은 테라스)을 올리면 이름을 불러주시거나 전화를 주십니다. 전화 안주는 맛집들도 많은데 이건 참 편했어요. 이날도 웨이팅이 참 많았습니다.

“안녕하세요, 000님이시죠? 여기 금돼지 식당인데요~ 자리가 났는데 혹시 오시는데 얼마나 걸리실까요?”
직원의 친절한 연락에 기분 좋게 입장하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드디어 30분 기다리다 자리에 착석.

메뉴는 고기종류 세개(삼겹, 목살 두가지)와 껍데기가 있고,

식사류는 김치찌개와 공기밥 뿐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메뉴는 이게 다여서 순간 당황했어요ㅎㅎ 고기만 맛있으면.. 괜찮겠죠?

나머진 다 술메뉴...

 

 

금돼지 식당은 전부 직원이 직접 구워주십니다.
직원마다 굽는 스킬에 차이가 있다는 불평하는 손님들도 있는데, 1층 출입구쪽 앉은 저희에게는 친절하고 고기도 잘굽는 밝은 직원분이 함께해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고기 굽기전에는 이렇게 철판에 기름을 바르고 연탄불로 판의 온도가 올라가도록 기다렸어요.

 

 

 

본삼겹(16,000원, 170g)

프리미엄 고기답게 때깔이 좋긴 했어요. 가게 설명에 의해면 "YBD돼지"만 취급한다고 해요.

YBD돼지는 Y:요크셔, B:버크셔, D:듀록, 세 가지 돼지 품종을 교배해서 만든 품종인데, 국내 생산량이 돼지 전체의 0.3%만 차지하는 비싼 돼지지만, 근섬유가 가늘어서 식감이 좋고 풍미도 좋은게 장점이라고 하네요.

단점이라면 생각보다 양이 좀 적은 느낌이 있었는데, 정말 맛있는 고기라면 상관없죠. 뭐.

 

고기와 호일에 싼 버섯, 대파, 마늘이 함께 나왔습니다.
특이하게 새송이 버섯이 호일에 감싸서 고구마 처럼 쪄먹게 되있습니다. 파랑 마늘도 같이 판위에 올려주세요.

 

 

 

기본 찬구성

사진에 보이는 차림이 전부입니다.

파절임, 고추+무짱아찌, 쌈장, 갈치속젓, 상추, 소금.

정말 이게 다냐구요?

다입니다..  알고 갔지만 요새 이렇게 반찬이 적게 나오는 집 드물긴 해서 알고도 당황스러웠던 부분입니다.

술을 많이 먹지 않는 저희 부부에게는 고기에게 올인해야 겠다고 의지를 다져보았지요. 그리고 고기로만 배를 채워야 하게 때문에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어요.

 

 

파절임은 세로로 길게 썬게 아니라 가로로 총총 썰었네요.

소금은 영국 120년 전통의 소금이라는데, 실제로 막 짜기 보다는 의외로 담백(?)한 맛이 좋았어요. 고기의 맛을 살려주더라구요.

 

 

 

 

고기가 익기 시작합니다. 양면과 측면을 돌려가며 골고루 바싹 익혀 주십니다. 삼겹살은 기름 부분아닌 고기부분 끝쪽에 길게 갈빗대가 들어있어요. 나중에 익혀서 직접 뼈는 발라주십니다. 삼겹살에 갈빗대라니.. 정말 신기한 조합이었어요.

 

버섯도 호일속에서 잘구워가고 있네요. 무슨맛일지 궁금했어요. 마늘은 잘 안봐주셔서 저희가 골고루 뒤집으면서 익혀줬어요. 마늘은 신경안쓰셔서 타기 쉽겠더라구요.

 

4면을 골고루 익히고 고기를 잘라두셨습니다.

안쪽은 빨갛게 덜익어서 이젠 고기를 눕혀서 익혀주셔요. 한쪽에 뼈는 대충 발라서 더 익혀줍니다.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니 신랑과 카스한 잔.

매번 차를 가져와서 술을 못먹거나 한명만 마시는데, 이날은 차를 두고 걸어와서 맥주 한잔 시켰어요. 금요일밤 일끝내고 먹는 고기에 맥주한잔 이라니. 캬... 행복행복. 오빠 우리 행복하자...!

 

한쪽으로 익은 고기를 가지런히 정리해주시고, 갈빗대 부분을 다시 바짝 익혀줍니다. 버섯을 베개삼아 뼈를 올려 주셨어요 ㅎㅎㅎ 굽어진 부분은 세우기가 어려우니 그런 것 같아요.

 

 

드디어 앞접시에 삼겹살 고기 한 점을 올려주십니다ㅎㅎㅎ

여기 직원분들은 정말 친절하시네요. 영국 소금을 콕찍어서 먹어보라고 알려주셨어요.

 

소금 콕-   와.. 이게 무슨맛이죠??

 

이번엔 찬으로 나온 갈치속젓과 익은 마늘을 올려서 냠냠.

와.........삼겹살은 식감이 정말 부드러우면서 쫄깃해요. 육즙과 육향이 쫘악 퍼지면서.. 그동안 내가 먹은 돼지고기 중에 과연 최고라고 생각이 듭니다. 와........품종이 이렇게 중요한건가요?  

 

기본적으로 좀 두껍고 크게 썰어주시는데, 말씀드리면 더 작게 썰어주시기도 해요. 그런데 그래봤자 삼겹살 2인분에 15조각 내외가 나오네요...^^;;  둘이서 몇번 왔다갔다 하니 고기가 금세 바닥이 드러났어요. 양이 적긴 하네요. 크게 썰어서 그런가...

 

갈빗살인지, 꼼장어인지???

드디어 갈빗대에 붙은 고기를 가위로 다 발라내 주십니다. 이거... 진짜 맛있네요. 돼지고기인데 아니 왜 꼼장어 맛이 나죠??? 쫄깃함과 식감이 95% 꼼장어와 싱크로........

 

눈꽃목살(170g,16,000원)

여기서 멈출수 없다! 쉬지 않고 눈꽃목살 2인분을 시켰습니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이고, 위에 굵은 소금이 솔솔 뿌려져 나와요. 삼겹살에 비해서 추가적인 야채(버섯, 마늘, 대파)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눈꽃목살은 마블링이 눈꽃모양으로 있어서 눈꽃이라는 이름이 붙었고요, 아주 두툼한 두께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목살치고는 끝쪽에 기름이 좀 붙어 있어서 걱정이 좀 되었어요. 목살은 기름없이 담백하게 먹는 맛이잖아요. 그래서 첫느낌은 고기 상태가 조금 실망스러웠어요. 끝에 네모난 기름은 판에 기름칠 용도였어요.

 

다시한 번 기름칠 된 판 위에 목살이 올라갑니다.

 

그 사이에 버섯을 감은 호일을 오픈.

이거 버섯이 진짜 맛있어요. 새송이 버섯은 그냥 구워도 맛있는데 이렇게 직화로 쪄먹으니까 진짜... 또다른 맛이예요. 부드러우면서 쫀득하니 너무 맛있어서 남편이랑 순식간에 먹어치웠네요. 윤기가 좌르르.

 

사이 익기 시작한 목살을 잘라서 구워내 봅니다.

스테이크 처럼 나왔어요. 두께 보세요. 살코기 부분은 좀 퍽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 부터 먹은 지라 목살이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걱정도 되고요.

자, 이제 이 길쭉한 조각을 더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더 익혀줍니다. 고기가 두꺼워서 그런지 체감 시간이 오래걸렸어요.

 

 

 

그리고 드디어... 한점 먹어보았습니다.

허허...목살이 쫄깃합니다... 삼겹살 만큼 신기한 식감이네요.....

정말 신기한 점은 저는 기름부분을 별로 안좋아해서 보통 잘라내고 먹는데, 이집은 기름부분도 살코기 처럼 맛있다는 점이예요. 살코기와 기름 둘다 경계없이 쫄깃하고 고소하면서도 절대 느끼하지 않은 맛이예요.  

 

이 돼지고기. 제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품종인건 확실했습니다. 숙성고기, 생고기, 냉동고기, 수입고기 등등 각종 돼지고기를 즐기는 저로서는 이 금돼지식당의 고기를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고기 맛로는 솔직히 서울에서 따라갈 곳이 없네요. 고기 맛, 하나만은 인정해버렸습니다.

 

아쉬운맘에 각종 혹평을 듣는 김치찌개도 시켜보았습니다. 평범해서 비추한다는 그 김치찌개.

2시간 끓여 준비했다던 김치찌개는 주문하고 1분도 지나지 않아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번 끓기만 하면 바로 먹으면 되는데요. 

김치찌개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으로는 돼지고기를 넣고 푹 끓여서 만드는 방법이 있어요. 돼지고기를 오래 끓이면 돼지고기에서 나오는 지방이 찌개 국물에 다 녹아나와서 정말 고소한 김치찌개가 되거든요. 맛이없다, 느끼하다 하시는 분들은 최소 김치찌개. 몇번 안끓여보신 분들이예요.

 

저는 어떻냐구요? 이정도 김치찌개 맛.. 내기 힘들어요. 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래 끓여서 고기는 젓가락을 대자마자 풀어지기 때문에 식감은 별로지만, 그만큼 고기의 풍미가 국물에 모두 녹아있었습니다. 마치 옛날에 먹던 두부처럼 안에 들어있는 두부의 거친 식감도 좋았어요.

 

 

 

'금돼지 식당'을 정리하자면..

고기맛 하나는 BTS가 좋아할만 하다. (좀 비싸고 양이 적게 느껴지긴 하나)

하지만 약한 반찬과 식사류는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맛있는 고기 원 없이 먹고싶을 때는 늦은 저녁시간을 이용해 재방문할 것 같아요.

하지만 다양한 반찬을 좋아하는 신랑에게 한줄 평을 말해보라고 하니 "대안은 많다" 라고 하네요ㅎㅎ

 

모든 사람을 만족할 수는 없고 이처럼 부부간에도 호불호가 있는 식당이지만,

항상 어떤음식이든 무엇을 먹는가/하는가 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는것이 중요한 저이기에 행복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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