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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주 맛집보고

[서울 금호/미탄] 둘이 아니어도 혼자서라도 오고싶은 금호동 주민의 참새방앗간

by Rossie 2020. 5. 13.

맛의 불모지, 금호동.

강북과 강남, 두 곳을 잇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했지만..

오르락 내리락 끝도 없는 언덕길, 늘 막히는 시장길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많은 상가들,  노령으로 구성된 주요인구 탓인지 금호동은 늘 다른지역에 비해 개발과 변화가 더딘 곳이었다.

 

그런데 레트로 열풍(복고풍)과 기존 동네의 모습을 고스란히 살려 번뜩이는 재치와 인테리어로 입주하는 상업시설들 덕분에 수년간 움직이지 않던 금호동에도 어느새부터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중 금호동의 변화를 가장 빨리 캐치할 수 있는 가게, '미탄(味灘)'

금호역 1번출구로 나와 쌩쌩달리는 차도 옆, 아슬아슬하게 놓여진 좁고 긴 인도를 따라 내려오다보면,

한 블럭 안쪽 주택가에 숨겨진 이 가게를 본 주민들은 "헛, 뭐야 언제 생겼어?" 라는 말을 누구든 뱉을 수 밖에.

 

의외의 위치에 생긴 비밀스럽고 궁금한 가게. 

금호동에 이런 가게가 생기다니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다.     

두 번의 방문 후기를 모아서.

 


 

미탄(이자카야)
서울 성동구 금호산2길 3(금호동)
월-토 18:00~01:00  *일요일 휴무
010-6433-0197  *문자or전화 예약필수 
주차불가

 

 

외관은 일본식 소박한 느낌이지만 특히 저녁에 오면 마치 심야식당같은 따뜻함을 줍니다.

마치 불나방처럼 문을 열고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은 외관.

 

 

맛의 여울, 미탄

맛 미(味), 여울 탄(灘)의 글자로 가게 이름처럼 사장님이 나름 독창적인 메뉴 개발로 고민많이 하셨더라구요.

바깥에 놓인 메뉴판을 잠시 바라보다가 들어갑니다.

아직은 바깥 바람이 차서요~ 오래 서 있기가 힘들어서요.

 

 

 

바에 앉을수도 있고, 이렇게 4인테이블도 있네요.

가게가 넓지 않은 편이라 옆테이블과의 간격이 가까워요.

소근소근 도란도란 음식과 술을 파는 곳.

 

그날그날 수급되는 재료에 따라 결정되는 오늘의 메뉴는 벽 칠판에 걸려 있어요. 미탄 인스타에 들어가면 그날의 재료가 뭔지 사장님이 올려주시기도 하거든요..

항시 메뉴는 메뉴판이 별도로 있어요. 이건 그날의 재료와 관계없이 항상 주문할 수가 있어요. 그리고 때가 때인지라 테이블마다 소독제가 있었구요.

 

 

 

기본 테이블 셋팅입니다.

정갈한 식기들. 그런데 신기한게 위에 있는 모든 식기들이 다 테이블에 딱 달라붙어 있어요. 움직이지도 않아요ㅎㅎㅎ

힘을 주어 떼면 떼어지긴 하는데, 처음에는 왜 다 테이불에 붙여놨나 의아했거든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테이블을 소독제로 소독하고 나서 식기를 두어서 마르면서 달라붙은것 같더라구요. 얼마나 닦으셨길래...ㅎ 음식점 위생이야 깨끗할 수록 손님입장에서는 신뢰가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좀 재미있었어요. 이런 생선을 취급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 믿음이 가긴 했어요.

 

인스타에서 보니 식기도 하나하나 직접 공수하고 제작하시는것 같더라구요. 아기자기하니 예뻤어요. 센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신듯.

 

 

기본 메뉴판을 가져다 주셨어요.

왼쪽이 메뉴이고, 오른쪽은 주류예요.

제가 보기엔 여기는 사시미가 대표메뉴 인것 같아요.

 

전채요리는 말그대로 양이 좀 적은 편이예요.

 

저는 지난번에 사시미와 우니 한치 먹물파스타 먹었었고요.

이번에는 문어감자 사라다, 피조개 올리브 절임, 카이센 후토마키, (오늘의메뉴) 줄전갱이 머리조림을 주문했어요. 술 안먹는 저희로써는 안주를 많이 시켰는데 여긴 술드시러 많이 오시더라구요.

 

기본으로 재공되는 반찬이예요.

지난번이랑 좀달랐는데 이것도 자주 바뀌는것 같아요. 두부와 미역줄기볶음.
저는 이거 맛있어서 세번리필했어요ㅎㅎ 안주 하나 더 시킨 것 같은.. 개이득.

 

문어감자 사라다(13,000원)  추천★

슬슬 하나둘씩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해요. 이 메뉴는 짭쪼롬한 문어와 치즈와 새콤한 감자샐러드가 강약 조절이 잘되있어요. 마카오에서 먹은 스페인 음식이 생각났어요. 그곳에도 고수를 뿌린 문어요리를 많이 먹더라구요.

하지만 문어는 단 네조각. 눈치싸움 할 것없이 두조각씩 먹었습니다. 가벼운 에피타이져로 좋았고, 생각보다 감자 샐러드 양이 있어서 가볍게 배채우기에 딱 좋았어요. 양이 많지 않으니 다른것과 같이 주문해야 해요. 요리 하나로 생각하시면 실망할 수 있고요. (접시가 손바닥 만해요)

 

카이센 후토마키(9,000원+우니추카 5,000원)  추천★

우니를 추가했더니 후토마키 사이사이에 듬뿍 넣어주셨어요. 후토마키는 일어로 '굵은 말이'라는 뜻인데, 지름 5센티 이상이고 김밥보다 큰편이라 입을 크게 벌리고 먹어야 해요. 김밥처럼 잘 터질수 있어서, 혹시 데이트 중이시라면 다른메뉴로 하시는게ㅎㅎ예쁘게 먹기에 좀 어려운 음식이예요.

 

보시다시피 딱 6조각나와서 배채울 수 있는 안주로는 괜찮았어요.  우니를 추가하지 않으면 회 2-3종류에 계란, 새우튀김, 오이 등이 들어가구요, 회가 다른재료와 잘 어울리는 편이었어요. 오이도 채썰어 신선하고 튀김은 고소하고, 밥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게 신선한 회덮밥? 샐러드를 먹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보기에도 이쁜 카이센 후토마키는 이곳의 시그니처 같은 메뉴 중 하나예요.

 

 

피조개 올리브 절임(8,000원)

전체요리 주문한 것 중에 다른 하나입니다. 짭잘한 올리브는 어떤 술과도 잘 어울리죠. 개인적으로 올리브를 엄청 좋아하는데 사이사이에 있는 피조개도 엄청 쫄깃하고 맛났어요. 치즈를 또 위에 듬뿍 올려주셨어요.

 

 

(오늘의 메뉴) 줄전갱이 머리조림(15,000원)

줄전갱이라는 생선을 잘 들어보지 못해서(전갱이 스시는 좀 먹어봤는데) 여쭤보니 쫄깃한 식감에 도미 머리조림보다 맛있다고 추천해주셔서 주문한 메뉴예요ㅎ 생각보다 머리에 살이 많았는데, 발라 먹기에 조금 불편한 점은 분명 있었어요.
짭짤하며 달큰한 양념이 맛있었고, 꽈리고추의 향과 수북히 올린 파 덕분에 생선의 비린내도 하나도 나지 않았구요. 술안주로 제격이었어요. 그런데 같이온 동생이 조금 징그럽다고ㅎㅎ해서 호불호가 갈렸던 음식이네요.

 

 

2인 사시미(32,000원)

가격에 비해 구성이 참 좋아요. 두분이서 오시면 꼭 사시미는 반드시 시키시는게 좋더라구요. 두번째 방문때 사시미를 안시켰더니 사실 뭔가 주문의 메인(?) 메뉴가 없는것 같아서 다 먹고도 좀 허전한 느낌이 들었어요.

 

술과 집어먹기엔 아무래도 다른메뉴 보다는 사시미가 제격이예요. 재료가 다 신선해서 고등어 회까지도 하나도 비리지 않게 먹었어요.

사실 이 가게가 신선한 해산물과 회를 매일 공수해오는 집이기에, 이렇게 신선한 사시미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는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 생각으로는 전체요리 1개(문어 감자 사라다or후토마키or청어마키)에 사시미 2인 이렇게 시키시고, 드시고 나서 혹시 양이 좀 적으시면 파스타나 오늘의 메뉴 중 우동이나 카츠를 시키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우니 한치 먹물 파스타(20,000원)  추천★

먹물의 양도, 우니의 양도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란 파스타예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중 하나이구요.

고소하고 과연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만큼 아주 맛있어요. 먹어본 먹물파스타 중에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요.

 

하지만 먹다보면 한치의 쫄깃함도 잡아 줄수 없는 느끼함이 있어요. 그래서 최소 2인이상이 배가 차지 않을 때 시키신 다음, 니가 먹어 내가 먹어 서로 미루지 말고 뜨거울 때 후루룩 드셔야 다 드실 수 있어요. 양 적은 여자 2명이서 사시미와 파스타를 시켰을 때는 열심히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1/3정도는 다 먹지 못하고 남길 만큼 양이 많았어요. 그래도 다시한 번 먹어보고 싶은 맛이었어요. 우니 특히 좋아하시는 분들은 원없이 올라가 있어서 만족하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고등어 봉초밥도 많이 드시길래 먹어보고 싶었는데, 고등어는 차칫 잘못하면 비린내가 있어서 먹지 못하였어요. 하지만 다음번에는 도전해 보려구요.

이 곳은 가까운 동네친구와 언제든 방문하고 싶은 곳이예요. 예전에 한번 인기몰이를 하고 요새는 좀 예약이 수월한 편인것 같은데 다음번에 또 친구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할 곳을 찾는다면 단연 여기를 다시 찾아갈 거예요. 그만큼 분위기도 따뜻하고 얘기도 잘 되는 분위기니 대화상대만 있다면 한번쯤 방문해 볼것을 추천드려요.

멀리서 이곳을 찾아서 힘들게 오시지는 마시구요. 적당한 수고스러움과 대단한 기대만 아닌 이상 금호동 주민으로써 언제든 손가락에 꼽는 추천가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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