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이번주 맛집보고

[서울 서촌/주간소바식당 산] 극호와 불호. 당신은 어느쪽에 서실건가요?

by Rossie 2020. 6. 3.

 

 

퇴근길에 오랜만에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들렸다가, 클로징 직전에 생각나서 방문한 식당입니다.

서촌에 이러한 아기자기한 음식점이 많은데,
대부분 8시가 가까워지니 일반 밥집들은 문을 닫기
시작하더라구요.

지난번에 포스팅한 '칸다소바' 집을 자주가지만,

이날은 자극적이지 않은 소박한 일본식 소바가 먹고싶어서
들른 곳입니다.

 

그런데 왠걸. 미리 조사해보니 꽤 유명하긴 한데
소바보다 돈까스가 더 낫다는 후기들이 많았어요.

소바집에 소바보다 돈까스라니...

이건 소바집 사장님께서 한번쯤 고민해볼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까스나 소바나 둘다 일본 음식이긴 마찬가지라도, 

가장 주력으로 미는 메뉴가 좋은 평을 듣지 않는 이유라면은

 

첫째, 음식에 대한 손님들의 이해 부족,

둘째, 정말 맛이 없음. 둘 중 하나겠지요. 

 

아시다시피 소바자체가 화려하거나 거창한 음식이 아니기에,

이러한 평은 과연 어떤 이유에서 나온걸까.
방문전부터 궁금했었네요.

 

아, 물론 차원이 다른 소바, 깔끔한 제면실력 등
칭찬일색인 극호 후기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곳도 단골이 많은 유명한 집이여서 방문한 거였거든요.

 

 

■ 주간소바식당 산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16 (통인동)
3호선 경복궁역 2번출구에서 도보 5분~7분
월~토 11:30~21:00 (Break time 15:00~17:30), 일요일 휴무
02-3210-0113
주차장 없음

*2019년 인사동에서 이곳으로 이사하였으니, 헛걸음 안하시게 참고하세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2020.05) 코로나 때문인지 저녁 8시에 클로징 하셨어요.

 

 

 

 

이미 어둑어둑해진 거리. 한쪽에 고즈넉히 위치한 밝게 빛나는 작은 간판 “ 주간소바식당 산”

일본의 심야식당같은 분위기네요. 

인사동에서 유명했었는데, 작년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확장이전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때 부터 단골들은 많이 찾아오신다고 해요.

자가제면으로 면발의 고수 느낌이 난다고 하구요.

 

저도 한 메밀면 하는데.. 맛이 궁금해지는 외관입니다.

 

 

 

서촌 길목가에 위치해 있어요.

지하철에서 도보로 짧은 거리이니 천천히 구경하면서 오시면 좋아요. 어둑어둑 해질때라 더욱 느낌있네요.

저는 회사 근처라 이곳에 대해서 주변에서
말은 많이 들었어요.

이날도 클로징 직전인데 손님들이 계속들어와서
마감으로 집으로 돌아가신 분도 많았구요.

(이날은 8시에 마감하셨어요.
늦게 방문하시는 분들은 미리 전화확인 해보고 방문하세요!)

 

 

 

 

깔끔한 내부 풍경.

좌측에는 4인테이블과 우측에는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바형태 테이블이 있었어요.

혼자왔기에 바 테이블로 앉았습니다.

 

안쪽에 음식만드는 남자분과, 홀에 서빙하시는
여자분까지 총 두분이 계신데요.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여자분께서 굉장히 지치고
피곤한 얼굴로 계셨던 거였어요.

 

마감때라서 그런가 싶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저랑 비슷하게 느끼는 분들이 몇 계시더라구요.

표정이야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메뉴판과 물을 가져다 주실때도 화장실을 여쭤볼때도 음식을 주실때도

대답을 피하시거나 귀찮아보이셔서 손님 입장에서는
말한마디 걸 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는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해가 지고 있는 바깥의 풍경.

안에서 보니 편안하고 조용해서 참 좋았어요.

서촌길은 언제나 와도 설레여요.

 

 

 

 

메뉴는 크게 소바와 돈카츠,
사이드메뉴와 음료가 있어요.

소바는 자루소바 정식과 타마토로 소바,
샐러드 소바 정식이 있습니다.

단, 타마토로 소바는 단품으로 돈까스는 사이드메뉴를
추가하셔야 해요.

자루소바의 경우는 오오모리(양많은) 정식으로 시키거나
면추가를 하시면 양이 더 많아요.

 

자루소바는 저희가 잘 아는 쯔유에 담구어 먹는
판모밀 방식이고,

타마토로 소바는 간장소스 베이스의 담백한 비빔면 방식,

샐러드 소바는 상큼한 야채와 면을 국물없이 즐기는 방식의 소바예요.

 

돈까스는 단품으로 시킬수도 있고,
정식이나 사이드메뉴로 추가하여 드실 수 있네요.

(두분이서 오시면 한분은 돈까스 단품으로도 많이 시키세요)

아참, 계절메뉴로 콩소바도 특이하고,
푸짐한 한잔세트도 가성비 좋다고 하니 참고하셔요!!

 

 

 

 

저는 이곳의 시그니처, 타마토로 소바(12,000원)를 주문했습니다.

타마토로 소바의 타마는 계란이라는 뜻이예요. 온센타마고(수란)와 우메보시다이콘(무 매실짱아찌), 가쓰오부시 분말,

오이절임, 볶은 메밀, 김 등이 자가제면한 메밀면 위에 비빔밥 처럼 올라가 있는 소바예요.

내용물을 봐도 간이 센 음식이 하나도 없지요?

오이절임도 간이 거의 되지 않았어요.

 

위에 같이 나온 간장소스를 모두 부어 젓가락으로
잘 섞어 줍니다.

소스도 색깔만 까맣지 짜지 않아서 다 부워줘도 됩니다!

저도 잠시 고민했었는데, 비비고 나니 좀더 달라고 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좀더 확대샷-

가운데 장아찌와 와사비, 오이절임이 잘 안섞이니 젓가락으로 잘 떼면서 비벼줘야 해요.

 

 

이렇게 재료들 밑에 면이 깔려 있어요.

수란을 톡- 터트려 골고루 비벼줍니다.

 

 

골고루 잘 섞였어요. 먹어볼게요, 냠-

정말 담백한 맛이예요.
어느재료 하나 튀는 것 없이 슴슴하고 소박한 맛.

중간중간 씹히는 오이절임이 개운해서
마치 피클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깨가 듬뿍 갈아 있어 고소하고요.

메밀 특유의 슴슴한 맛 있잖아요..
그것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포만감을 주네요.

 

다만, 간이 세지 않아서 소바 좀 드셔본 분들이나
원래 좋아하시는 분들은 극호,

그래도 입에 붙는 음식이 좋은 분들은 불호하실 맛입니다.

왜 양극으로 평가가 갈리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어요.

저에겐 나쁘지 않은 음식이었지만, 다음번엔 차라리
아예 라이트 하게 샐러드 소바를 먹겠어요.

 

극호, 극찬양 하시는 분들 있으시던데...

글쎄요... 이맛 자체가 무맛-에 가까운 담백함이라 극호 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닌듯 합니다.

평양냉면의 슴슴한맛, 저도 매니아급으로 찾아다니고
좋아하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만,

이 소바의 슴슴함이란... (주관이지만) 한국에서 맛보는
슴슴함은 아닌 듯 하여

애초에 소바에 대한 익숙함이 전제되어야
좋은 평가가 가능할 듯 합니다.

 

 

 

사이드로 조금 내어주신 밥 공기(크게 두 숟갈 정도 되네요)

남은 면 소스에 비벼서 먹으라고 알려주셨어요.

밥에는 간장소스가 묽게 뿌려져 나왔습니다.

비벼먹으니, 좀더 담백한 맛이 쌀의 풍미와 어우러져
살아나네요.

장아찌와 오이를 올려 한입-  (간을 찾아 헤메는 중...)

 

 

 

사이드메뉴로 추가한 돈까스(50,000원)

타마토로 소바는 정식이 아니라,
돈까스를 드실분은 따로 추가금을 내야해요.

역시나 소문대로, 꽤 두툼한 등심이 통째로 들어가 있네요.

 

보통 돈까스는 부드러운 고기 식감을 위해
망치로 두들겨 핀 후 만드는게 특징인데요,

여기는 쫄깃한 식감을 위해서 통째로 넣은 것 같아요. 

와인과 머랭, 4종류 허브에 3단계 숙성시켜
만들었다고 하는데, 꽤 맛이 좋았습니다.
돼지 냄새도 안나고 튀김옷 두께도 적당했어요.

제일 좋은건 깨끗한 기름으로 튀긴 것 같이 튀김옷이 느끼하거나 쩔은맛이 전혀 안느껴진다는 거였어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마감시간에 가서 그런지
갓 튀긴 느낌이 들지 않았단 점이예요.

마감시간이라 미리 튀겨놓은 것을 주신것 같았어요.
제가 또 튀김 귀신이라 눈치가 빠르거든요..

뜨겁지 않았고 어느정도 온기있는 상태여서
차가운 메밀면과 온도차가 크지 않았어요.

 

메밀면도 온도가 낮기에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튀김은 역시 갓 튀겼을 때가 최고 맛있다는거..

여러분들은 마감 임박해서 가지 마시고
낮동안에 방문하시는걸 추천해요.

온도를 빼고서는 이정도라면 맛은 아주 훌륭한 편이라고
생각되네요(돈까스 인정)

 

 

튀김옷 두께 확인하세요~

너무 두꺼운 것도 별로, 얇아도 별로.
딱 두께가 적당하고 기름도 깨끗했어요.

 

 

추천해주신 방법대로, 와사비를 올려서 먹어보고, 

따로 주신 돈까스 소스에도 찍어봤습니다. 맛있어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고,

다음번에는 간단히 퇴근후에 들려서 샐러드 소바와
돈까스 사이드 메뉴를 먹고 싶네요.

하지만 저는 회사와 가까운 곳이기에 재방문 의사가 있지만,

일부러 먼곳에서 찾아와야 하시는분들이나 웨이팅이 길다면

언제든 서촌에든 다른 선택지가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소바를 좋아하시는 분들,
근처에 간단히 식사를 하고 싶은 분들께는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라 생각해요.

 


※솔직한 개인 후기로, 지극히 주관적 의견임을 밝혀드립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