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포남동/르블레도르] 이게 바로 강릉클라스. 숨겨두고 싶은 보석같은 카페
집안을 정리하다가, 배란다 창을 열었는데 햇살이 정말 좋다.
강릉 하늘은 도대체 왜 이렇게 파랄까?
코로나 무서워서 집안에만 갇혀있었더니, 3일째 되는날 오늘 답답해서 도저히 못살것 같다.
아무리 내가 집순이라지만.. 안나가는 것과 못나가는 것은 큰 차이라는걸 깨닫는다.
나중에 아이가 생겨 일을 쉬게 되는 날, 나는 잘 견딜 수 있을까?
육아든 집콕이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언가 사색할 시간이 필요해..
마스크 무장하고 어디라도 후다닥 다녀와야 했다.
'LE BLE DOR'
(르 블레도르/프렌치 베이커리 카페)
이름이 조금 어렵다.
바닷가에 위치하지 않은, 동네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이다.
주차는 건물 뒷편 또는 가게 주변에 가능하지만, 공간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하늘이 정말 예쁜 날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우드로 인테리어된 가게 우측으로 주방과 같은 공간이 보인다.
베이커리 카페 답게 직접 빵을 굽고 있다.
두근두근.
너무도 아름다운 공간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정면의 주문대.
세개의 초록색 빈티지한 조명이 이곳의 포인트가 된다.
점원 뒤쪽에 놓여진 다기와 차 틴케이스들이 인테리어가 된다.
점원들의 익숙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좋다.
서로 음료를 만들어 권하고 웃으며 맛을 테스트 해보는 모습이 나또한 웃음짓게 한다.
우측의 빵 진열대.
샌드위치와 케익을 포함한 약 35가지의 빵들이 정성스럽게 놓여져 있다.
커다란 두개의 창 너머로 보이는 곳이 이 빵들이 만들어진 키친이다.
카페에 1/3??1/2쯤 되보이는 꽤 큰 키친이다.
베이커리 카페 답다. 이정도는 되야 베이커리 카페라고 할 수 있지.
좌측 세면대와 화분들.
작은 공간도 깔끔히 꾸며놓지 않은 곳이 없다. 핸드워시 조차 내가 사랑하는 '이솝' 제품.
테이블 공간들.
우드와 빈티지 골드, 미백의 벽지가 이렇게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다니.
올드한 느낌이 아닌 세련되고 편안한 따뜻함이다.
같은 조명이 없다. 가지각색 모두 다른데 조화롭다. 북유럽과 한국적 느낌의 오묘한 조화가 참 좋다.
사장님이 어떤분인지 이러한 감각을 어디서 배우셨는지..
강릉엔 금손 사장님들이 정말 많다.
턴테이블과 가지각색 오디오들.
나즈막하고 루즈한 음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마블 대리석 모양의 식탁이, 우드와 이렇게 조화로울 수 있다니...
대리석과 마블 타일로 집을 도배하고 우드 가구는 컨셉에 맞지 않다며
무조건 피하고 본 나로써는 인테리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빈티지 조명과 꽃무니 커튼이 촌스러움의 경계를 넘지 않고,
모던하며 동시에 따뜻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이곳의 메뉴.
커피 메뉴는 세가지이고,
티 종류가 훨씬 많았다.
빵과 티.
영국사람들이 좋아할 조합이지만,
빵순이 나는 역시 커피엔 빵이다.
버터향 나는 빵에 커피 조합은 언제 어디서나 거부할 수 없다,
빵을 고르려고 하니, 정말 어려운 선택이었다.
종류만 해도 서른가지가 넘었다.
가볍게 빵한조각과 커피를 마시러 온 나는 결국 한가지 선택을 하지 못하고
두개를 집어들었다.
샌드위치를 먹을까 말까 유혹과 함께.
주문한 것들이 나왔다.
커피의 맛은 꽤 괜찮다,
첫, 중간, 끝의 평평한 밸런스와 매니아 들에겐 약간 순할 수 있지만 진하게 먹지 않는 나에게는 딱 맞다.
빵 맛은 말로 할 것도 없이 맛있다.
다음엔 차 메뉴도 마셔봐야지.
따뜻한 이곳에 있으니, 왠지 힐링되는 기분이다.
초코가 들어간 파이와 미니 프레첼,
그리고 아메리카노.
이제 다른 손님들이 들어온다.
조용한 분위기에 약간의 시끌벅적함이 더해졌다.
점심을 먹고 들어온 타지의 사람들..
어리둥절 두리번 두리번. 대부분 기분좋은 설렘이 느껴지는 얼굴들이다.
무슨빵을 살까 왔다갔다 하는 빵집게는
뭐가 제일 맛있을까 골라내는 손짓이 아닌,
이것도 먹고싶고 저것도 먹고싶은데 망설이는 손짓. 그맘 내가 잘알지ㅎㅎ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그들도 그들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도록 빨리 일어나야지.
나른한 오후의 햇살과 강릉의 파란하늘이
미치도록 고맙고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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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블레도르(카페)
강원 강릉시 강릉대로 457번길 15 1층(포남동)
주차가능